fata morgana #2022

2013년 어느 추운 겨울 밤, 여수시의 어느 도로를 지나고 있을 때, 그 날의 그 풍경은 단 한번에 나의 마음과 열정을 사로 잡았다.

그 때의 경험은 마치 바다 위의 신기루 (FATA MORGANA) 를 발견한 것과 같았다.

분명히 같은 날 오후에 이 도로를 지나갔지만, 이와 같은 풍경은 발견하지 못하였다.

낮 시간대에서 산업 단지의 풍경은 회색 빛의 무미건조한 모습을 보여주며,

여러 공장 안의 구조물은 생산을 목적으로 시끄러운 소음과 함께 돌아가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밤 시간대에서는 마치 공상 과학 영화에서 나올 법한 도시의 풍경이 나타나며,

광활한 산업 단지 안에서 생산 설비의 구조물은 각자 하나씩 기하학적인 패턴의 모습과 기계장치 같은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이것들이 어우러져 어느 순간 하나의 미학적인 오브제와 같이 느껴진다.

또한, 공장에서 비추는 강렬한 빛을 통해 구조물을 구성하고 있는 철과 금속의 재질감은 낮의 시간대와 다르게 보여주고 있다.

바로 코 앞에서 바라보는 구조물의 모습과 스케일은 마치 그리스 신전의 거대하고 웅장한 기둥을 마주하고 있는 것 같다.

이와 같이, 일상에서 무심히 지나가는 풍경과 사물이 어떠한 시간대와 다른 시각 및 접근을 통해 심미적인 새로운 오브제로 보여줄 수 있다.

Exhibition

Nachwuchs , 2024 (K-Liz Gallery : Seoul, South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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